2015년 8월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

인테리어 업체를 2015년 7월에 만나 계약을 8월 즈음에 했다. 집 구조는 이미 나와있고, HDB 내부 디자인이야 거기서 거기이기때문에 견적은 거의 3일만에 준거 같다. 두어차례 메일을 왔다 갔다 한 후에 8월에 계약을 했고, 드디어 10월20일에 새집 열쇠가 나와서 인테리어업체에 열쇠나왔다고 바로 알리고 인테리어 시공 허가를 받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새집이 당첨(?)되고 나서 무려 3년동안 차곡차곡 모아 놓은 인테리어 자료들 덕분에, 이미 부엌, 거실, 침실1 & 침실 2, 그리고 욕실 1의 원하는 디자인이 이미 90% 나온 상태였다. 다만,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견적이 얼마인가, 그리고 이를 잘 시공할 수 있느냐, 원하는 디자인이 구조적인 이유로 혹은 시공법때문에 안될때 어떤 전문가적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 이 3가지가 내가 인테리어 업체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상담과 견적을 받고 2~3군데 중 최종 1군데를 고르는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 견적은 비슷하게 나왔기도 하지만, 디자인을 인테리어업체에 전적으로 맡긴 게 아니므로 얼마나 내 의도에 맞게 시공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인테리어 업체의 태도가 가장 능동적이고 정직한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가장 애티튜드가 좋았다고 생각한 업체를 골랐다. 물론 상담을 받으면서 내가 원하는 디자인은 물론 내가 업체를 고르는 기준 또한 미리 말을 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서 골랐건만,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인테리어의 악몽. 으악~

암튼, 계약 전 상담, 계약 후 1차 3D를 받을때까지만해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상담은 2명의 인테리어디자이너 (일명 I.D.)를 만나 했고 최종 계약까지 2번 더 만나고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계속해서 2명과 직접 만나거나 왓츠앱으로 대화를 했다. 한명은 이곳에서 다년간 일을 한 30대초중반으로 보이는 경력자와 입사한지 얼마 안된 20대 보이는 신입 2명의 남자였다. 계약이 완료되고 열쇠가 나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 I.D.와 직접 집을 보러 간거 같다. 생각보다 침실과 욕실이 너무 작아서 실망스러웠지만, 요새 나오는 집은 다 그렇다니 뭐 어쩔수 없다 바로 포기. 어차피 안되는 것 가지고 말하는건 시간 낭비이므로 바로 상의했던 부분 중에 해킹 (벽을 허무는 것)할 부분은 승인을 받아야하므로 바로 신청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부엌과 욕실에 오버레이할 타일을 보러 가기로 했다. 디자인은 이미 다 결정했으니 3D를 보여주면 안되냐고 하니깐 타일을 골라야 3D 작업이 들어간다는 말에 타일 고르러 Hafary에 가기로 했다. 그게 10월25일이니까, 그때까지만해도 모든게 일사천리로 작업이 진행될 줄 알았다.

2015년 10월 25일 Hafary에서 타일 선택과 3D의 시작

타일을 고르러 가는 약속에는 경력자는 이모가 돌아가셨다고 동행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신입과 같이 갔다. 부엌 타일은 심플하게 하얀색으로 고르기로 해서 금방 결정이 됐고, 욕실 타일은 2가지 다른 텍스처의 블랙 스톤 계열의 타일을 2개 고르기로 했다. 완벽하게 맘에 드는 걸 고르지 못했지만(원래 포기가 빠르므로), 추천해준 타일로 원하는 느낌을 살릴 수 있다고 해서 일단 그렇게 1차 3D를 보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빨리 결정해야 이들도 작업을 빨리 시작할 수 있을테니 포기할 건 빨리 하고 원하는 건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오해가 없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타일을 바꾸더라도 색상은 그대로고 텍스처 차이만 있을테니 3D 작업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 그날 그렇게 타일을 고르고 돌아가는 길에 신입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나는 너의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든다. 그러나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깐”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게 불행의 시작일 줄이야…

2015년 11월13일 벽 허물기 시작, 그리고 아직도 나오지 않은 3D

타일도 결정했고, 바닥재 소재와 컬러, 그리고 페인트 색 모두 결정했으니, 이제 3D가 나올 차례를 기다렸다. 11월13일 드디어 부엌의 일부 벽을 허무는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11월27일.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새집이 가깝지 않기때문에 자주 가볼 수 없었지만, 설레는 마음에 집에 가보니 벽을 허물면서 건드린 벽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이게 대체 언제부터 샌것인지… 그리고 새집에는 온수와 냉수 지나가는 자리를 친절하게 테이프 처리가 되어있었는데 대체 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바로 사진을 찍어 벽을 허문 곳에 물이 새고 있는 걸 사진 찍어 보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 3D는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타일이 도착해 있는게 아닌가. 지금까지의 결정은 3D를 보기위한 1차적 선택이었을 뿐이고, 3D를 봐야 내가 고른 모든게 조화롭게 다른 가구 컬러나 디자인과 어울리는지 알수가 있고, 아닌 경우 최종 선택이 바뀔 수 있는데 갑자기 누구의 허락을 받고 타일 먼저 주문해 받았는지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했다. 우리가 분명 타일 주문은 3D가 나오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왜 그랬냐니까, 그건 환불 할 수 있으니 걱정말란다. 괜히 신경쓰였지만,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계속되는 핑계와 지연, 그리고 5주만에 나온 1차 3D

10월25일 타일을 보러 가고, 벽을 허물기 시작했는데 3D는 감감 무소식. 분명 일주일정도면 나온다고 했는데, 그리고 디자인 이미지는 이미 계약시점에 줬고 타일과 바닥재 고르는건 11월초에 했건만, 3주가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12월3일 3D는 언제 되냐고 물었다. 요새 너무 바뻐서 지연이 되고 있다면서 연말과 연초가 가장 바쁘다고. (이미 우리가 계약했을때 연말연초가 걸친다는 걸 알고 시공 단계와 스케줄을 말해 놓고 이제와서 딴소리). 암튼 더이상 지연되지 않을거고 12월8일까지 해주겠다고 한다. 기다렸다. 12월7일, 갑자기 경력자가 왓츠앱으로 개인적인 가족 문제로 지연이 될거란다. 참고로, 싱가포르는 I.D.가 3D 작업을 직접 하지 않는다. 고로, 자기한테 문제가 있어도 3D 지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리고 내 담당은 경력자 말고도 또 한명이 있는데, 왜 이사람의 개인사에 계속 지연이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도 않지만, 담당자가 개인사를 들먹이며 일을 지연시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주일 걸린다는 3D는 그리하여 12월11일 처음 받게 되었다. 그런데… 한달을 넘게 기다려 받은 3D는 침실2개, 욕실1, 부엌, 거실 총 5개가 아닌 욕실과 거실 2개만 왔다는 사실. 짜잔~ 나머지 2개는 2일이 지난 후에 보내주고 나머지 1개는 2일이 지난 후에 보내줘서 결국 최종적으로 12월15일에 다 받게 되었다.

일주일이 걸린다던 3D가 5주가 지나서야 받게 된 건,  지금까지 벌어질 일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 두둥. 각 공간마다 원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이미지를 보내줬고, 색상과 사이즈도 일반인치고 구체적으로 보내줬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고른 색상과 전혀 다른 바닥재와 가구를 보낸게 아닌가. 심지어 싱글 스윙도어로 하겠다고 한 침실 옷장은 더블 4 도어로 되어있고, 다크 그레이 벽으로 해달라고 한 침실은 한쪽벽만 빼고 화이트로 되어 있고, 메인 침실과 메인 욕실은 어둡게 하겠다고 해서 어두운 가죽 느낌으로 옷장과 침대 프레임을 해달라고 했는데 전체를 화이트로 만들어왔다. 또, 분명 욕실 샤워공간은 문없이 유리패널만 하겠다고 했는데 떡하니 유리문을 만들고. 부엌 서랍장은 들어가는 입구쪽 벽에서 바로 시작하지 않고 30cm 정도 지나서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떡하니 풀사이즈. 현관문쪽에 신발 놓는 곳은 기존 타일 그대로하고 거실 바닥재는 우드 패턴의 바이널을 깔기로 했는데, 그냥 전체 바닥재를 깔아놓고 아주 난리도 아니였음.

대체 난 사진을 왜 보여준것이며, 바닥재랑 페인트, 가구 색상은 왜 고른건지. 그걸 골라야 3D가 나온다고해서 급하게 골랐는데, 왜 반영은 안한건지. 일주일만에 나온다는 건 왜 5주가 걸리고도 이렇게 헛점 투성이인지… 그래도 그때만해도 설마설마하고 믿었는데. 2015년 8월 계약하고, 10월 열쇠받고 간단한 시공 시작하고, 12월 중순이 되어서야 3D를 받은 것은 물론, 일주일 뒤 수정되어야 하는 부분을 하나하나 그리고 메일에 상세하게 적어서 보내준 뒤, 2차 3D를 받은게 언제인줄 아시나요? 무려 두달이 지난 후였어요. 물론 중간에 찔끔찔끔 침실 하나, 거실 하나 이렇게 보냈죠. 근데 그나마도 수정사항이 반영이 안되고 그대로 온 경우도 있었고, 엉망으로 해서 보내서 받으나 마나 했죠. 더 놀라운 사실은요. 저희가 언제 이사한 줄 아세요? 2016년 6월즈음이요.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랍니다. 저희가 입주했을때 시공이 완성이 안된 상태였다는 사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이사 들어간 거였다는게 더 어이없죠.


제가 이 모든 어이없는 과정을 거치고 생각한 결론은 이렇게 맘고생 몸고생 돈낭비할거 같으면 내가 직접할 걸. 아님 그냥 이케아로 할 걸. 물론 직장다니는 분들은 못하시겠지만, 저처럼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은 가능했는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돈을 5천만원이나 주고 시간은 8개월이나 거쳐서 결국엔 끝내지도 못한채 말이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결국 저희는 60%만 중간 지불하고 일이 저렇게 마무리되었어요. 이것도 저희는 중간에 약속 이행이 너무 심각하게 안돼서 재계약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이행되지 않을시 조항도 넣었답니다. 그래서 그나마 100% 다 내고 이런 꼴을 당하지는 않았어요. 이제와서 말이지만, 계약서에서 우리한테 애매하게 속이는 내용들이 있어요. 말 장난이죠 한마디로. 그거는 이미 겪어보지 않고서는 이게 뭔지 절대 알 수 없어요. 이후에 어떤 계약 조항을 주의해야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마 케이스바이케이스겠지 하실지도 몰라요. 근데 싱가폴에서는요. 정도의 차이일뿐, 인테리어디자이너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제가 이사한 동네가 신도시라 입주자 80%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데, 그때 저희 입주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전부 자기 인테리어업체 컴플레인으로 도배가 되었었답니다. 방심하지 마시길.

계약부터 시공까지 무려 10개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완성된 인테리어, 이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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